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안녕하세요. MLS 2기 훈련생(*^.^*) 김한나입니다.
그간 모두 평안하셨는지요? 설레임을 가지고 한국에 온 지도 어느 새 한달이 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저는 지난 달 16일부터 조치원에서 장/단기 선교사 준비과정인, MLS(Mission Leadership School) 합숙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더 빨리 소식을 전하고 싶었지만, 새벽부터 진행되는 빡빡한 일정과 과제에 대한 부담으로 이제 겨우 한숨 돌리며 편지를 올립니다.
이 곳에서의 하루는 새벽 5시 45분 기상하여 아침 운동 후 조별로 말씀 묵상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 다섯 번 강의, 그 외 다수 필독서 레포트와 PBS(개인성경연구), 지역연구, 기도 모임.. 그리고 주 1회 노방전도까지 매우 알찬(^^;;) 일정입니다. 거기다 주 마다 돌아오는 설거지 당번과 숙소 청소까지 하려면 정말 한 주, 한 주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나가지만, 매일 부어주시는 은혜와 여러 모양으로 우리를 그리스도의 군사로 훈련시키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얼마나 감사하고 벅찬지 모릅니다. 이걸 좀 잘 정리해서 받은 은혜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시간은 마구 흐르고 마음은 다 표현이 안되고..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두서 없이 글을 시작합니다.
주님 제가 선교사입니다!
이곳 MLS에서는 하루에 두번씩 이렇게 외칩니다.
“주님, 제가 선교사입니다.”
“주님, 제가 주님의 종입니다”
이렇게 고백할 때 마다 제 마음이 얼마나 숙연해 지는지….
주님의 부르심 앞에 때론 두렵고, 때론 떨리고, 때론 감격으로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당신의 마음에 있는 대로 다 행하여 앞서 가소서 내가 당신과 마음을 같이 하여 따르리이다. (사무엘상 14:7)
이 곳에 모인 MLS 2기 46명의 훈련생 중에는 기존에 장단기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신 선교사님도 계시고, 저처럼 처음 파송을 준비하는 선교사 후보생도 있습니다. 선교사님들을 제외하고도, 대부분 지부에서 간사생활을 오래 하시고 BTJ 스쿨이나 네트워크 과정을 다 마친 분들이어서, 이분들과 함께 있는 자체로 제가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또 이분들이 앞으로 저의 평생 동역자요, 함께 열방을 섬길 분들이시라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선교사로의 훈련 과정
달라스 생활을 정리하고 MLS 훈련을 받기 위해 이곳 조치원에 왔을 때, 저는 어떤 새로운 강의나 교육을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2000년 여름 중단기 선교에 헌신한 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선교 훈련을 받았고 제 안에 분명한 목적과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 남은 일은 현장에서 부딪히며 이론적인 배움과 제가 믿는 바를 실천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다만, 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홀로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직장생활과 사역으로 지쳐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심신의 휴식과 영적인 재충전을 기대했었습니다. MLS가 그런 필요를 채워주지 않을까.. 그렇게 단순한 기대로 이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Beyond all my expectations
그저 규칙적인 공동체 생활을 통해, 규모 있게 시간을 쓰는 생활 훈련, 그리고 말씀과 기도를 통한 영성 훈련 정도를 기대하고 왔는데.. MLS는 저의 모든 기대 이상이고, 5주차 과정인 지금 생각하는 것은 ‘아 내가 이걸 안 받고 선교지로 갔으면 어쩔뻔 했나’ 하는 아찔함과, 비록 어리석고 많이 부족하지만 순종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어떤 은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9번의 비전스쿨과 여러 캠프, 컨퍼런스를 통해 많은 강의를 듣고, 직접 단기 선교를 가고 동원을 하면서도 몰랐던 수 많은 것들.. 막연히 생각했지만 정리되지 않았던 것들, 간사 생활을 하며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와 사역적 고민, 답답했던 문제들을 하나 하나 다뤄주시고, 풀어주시는 데 그때 마다 저는 얼마나 놀라고 신기했는지요.
1주차에는 강요한 선교사님 오셔서 영성훈련, 구령의 열정, Lordship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그 외에도 이기남 목사님 의 개인성경연구(PBS)와 성경 맥잡기 특강이 있었습니다. 성경을 전체적으로 보는 시각을 키우고, 시대별, 주제별 분류, 그리고 어떻게 말씀을 개인적으로 묵상하고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 강의하셨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주차에는 김성찬 선교사님 중심으로 팀사역, 공동체 활동, MK(선교사 자녀), Single Ministry, 대인관계 등 강의가 있었고
3 주차에는 본부장님이 오셨는데.. 무차별, 무작위 질문 공세로 모두룰 긴장시키셨고, 객관적, 체계적 사고의 훈련, 선교사의 사역 윤리, NGO, 전문인 선교 등 구체적 선교전략 등을 말씀하셨는데.. 정말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그 한 주는 다들 무척 긴장했고, 저도 너무 긴장을 했는지 몸도 막 아팠는데, 한편으론 본부장님께서 선교지 나가기 직전의 훈련생들에게.. 마치 모든 걸 쏟아 부어주시는 것만 같아서 눈물이 나고.. 너무 엄청난 얘기들이 나와서 다 소화가 안되고.. 그러면서 가슴이 먹먹하고 어떻게 우리 하나님, 이 연약한 인생들에게 이 엄청난 일을 맡기셨나, 우리 같은 사람들을 동역자로 부르셨나.. 이 시대와 역사 속에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복음의 진보를 위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나는 사역윤리를 지키고, 거룩과 성결을 지킬 것인가.. 참 많이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4주차에는 타문화권 선교전략, 문화와 상황화, 지역연구의 강의가 있었고 선교지에서 어떻게 현지 언어를 효과적으로 공부할 것인가? 문화충격을 최소화할 것인가? 어떻게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복음적으로 접근할 것인지.. 수많은 케이스 스터디를 하며 대응 전략을 토론하고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실제적인 교회개척과 제자양육, 멘토링에 대한 강의가 진행 중입니다. 모든 강의들이 얼마나 생생하고 유익한지요. 오랜 현장 경험이 있으신 디렉터 선교사님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열정적으로 강의해 주셔서 제가 다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고 이런 배움의 시간들이 있는 것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구령의 열정
제가 MLS 훈련을 통해 얻은 것은 단순히 지식과 이론만이 아니었습니다. 매 주 마다그룹별로 흩어져 조치원 시내 대학교와 시장, 거리에서 노방전도를 하고 보고서 쓰는 과제가 있습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선교지에서 전도 경험은 있어도, 국내 전도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매주 노방 전도 시간이 있는 것을 보고 무척 부담스럽게 느꼈는데, 한 주 한 주 전도를 나갈 때마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시고, 새로운 영혼을 만날때 마다 제 안에 구령의 열정이 뜨겁게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지난 주에는 조치원 버스역 근처 점집이 곳곳에 있는 마을에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한 할머니를 만났고 처음에는 자신은 절에 다니는 사람이라 소용없으니 어서 가라며 완강히 거부 하셨는데.. 저희 팀이 지나간 뒤에도 자꾸 우리 쪽을 쳐다보시는 모습에 용기를 내어 다시 조심스럽게 다가갔고, 예수 그리스도와 천국의 소망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인이라는 말을 의외로?) 순순히 인정하시고 수긍하시는 모습에 더욱 용기를 냈고 차근 차근 복음을 전했는데.. 알고보니 할머니는 40년 전에 교회에서 크게 상처받고 교회를 떠난 분이셨습니다. 한시간 가량 할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참 많이 울었습니다. 할머니에게 상처를 준 교회를 대신해서 용서를 구했고, 또 할머니를 끝까지 사랑하셔서 할머니가 돌아오기를 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며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할머니,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약속의 땅을 기업으로 받고도 불순종으로 40년을 헤매고 들어가는데.. 할머니도 40년 동안 하나님 떠나 사셨지만 이제 돌아오실 때가 되었다고, 어쩌면 그래서 오늘 우리를 만나셨을 지도 모른다고 말씀드리니.. 할머니는 성경에 그런 말이 있냐고 반색 하시며, 사실은 요즘 교회에 가자는 친구가 있다고.. 내가 지금은 절에 다니니 마지막으로 절에 가서 미안하게 됐다고 말하고 이제는 교회 나가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와 영접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며, 저는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주님, 영혼 살리는 일이 저에게 최고의 기쁨입니다. 바로 이 일에 주님과 함께 하기 원합니다.’
FO 못지않은 조치원 생활
저 는 입맛이 까다로운 편은 아니어서 사실 아무거나 잘 먹고, 음식 욕심 별로 없는데도.. MLS 1주차 식사는… 음…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훈련생 모두가 재정이 넉넉치 않았기 때문에 훈련비는 최소한으로 책정되어 있었고, 줄일 수 있는 것은 식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치원 외딴 곳에 주변엔 가게도 없고 군것질 할 것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식욕은 왕성했고, 반찬은 겨우 있던 김치가 하루 이틀만에 동이 나 깻잎 국물에 밥을 비벼먹는 식으로 첫 주가 지났거든요.. 이곳에 함께 합숙하는 MK 아이들도 평소에는 밥 먹이는게 쉽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간장에 비빈 밥도 잘 먹어서 부모님들이 놀래고 ^^
저희의 이런 상황이 한 주 지나 각 지부로 알려지며, 2주차 때부터는 여기 저기서 후원이 들어오고, 울산, 대구, 수원, 성남 등등 여러 지부에서 조치원까지 오셔서 하루씩 식사를 섬겨 주셔서 그때부터는 수박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고기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__^
저도 미주에 편지를 써서 SOS를 신청해야 하는 게 아닌가.. ㅎㅎ 그런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LA 지부에서 재정을 후원해 주셔서 다같이 Pizza를 먹게 되었답니다. 오랫만에 먹는 Pizza는 정말 너무 맛있었어요 *^__^*
식사는 그렇게 해결이 되었는데, 또 하나의 문제는 “물 부족” 이었답니다.
이곳 훈련원에서는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충청도 지역 가뭄으로 지난 주에는 물이 동나는 사태가 벌어졌거든요.
이라크 FO를 갔을 때도 오히려 잘 씼었는데 한국에서 이 끈적한 더위에 씻질 못하다니..
삼 일씩, 사일씩 머리를 못 감고 그 와중에 선교사님들 아이들 대부분이 수족구라는 전염병에 걸리고, 장염이 걸리고 어려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종현 명선화(명하라, 터키) 가정에 주신 귀한 생명이 유산되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 안에서 공동체를 위한 중보기도 체인이 시작됐고, 일련의 일들로 충분히 마음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함께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에게 원망이 없게 하셨고 기쁨과 감사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명 하라 선교사님의 건강이 회복되어 감에 감사 드리고, 지금은 물도 잘 나오고.. 아팠던 아이들도 모두 건강해졌지만.. 지난 3주차 4주차 때는 정말 쉽지 않았었답니다. 모든 것을 주께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께서 우리의 마음을 감찰하시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고 원망하지 않는 훈련을 시키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일은 침투입니다.
내일은 MLS 훈련의 마지막 과정의 일환으로 1박2일 국내 FO (침투) 가 있습니다. 5주 전 처음 조치원을 들어올 때였다면 긴장을 했겠지만, 지금은 설렘과 기대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곳에서 예비된 영혼을 만나고 예수님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주 (25일) 최종 인터뷰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와서 1차, 2차 인터뷰를 마쳤고, 다음 주에 최바울 본부장님과 최종 파송 인터뷰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종 인터뷰 시 구체적인 사역 전략을 점검 받고 사역 도시를 결정할 텐데,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인도해 주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쓰고 보니 너무 긴 편지가 되었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읽으신 대로 저는 은혜 가운데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저는 7월 말 훈련 마치고 8월 13일 선교캠프 맞춰 미국으로 입국할 텐데, 그때 또 많은 분들 뵙고 인사드릴 수 있길 원합니다. 모든 분들이 평안하시고 주 안에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