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August, 2006

책 도착

Thursday, August 24th, 2006

이번 선교여행 때 UAE 두바이까지 가기 위해 암스테르담 공항(Schiphol)을 거쳤었다. 갈 때는 워낙 긴장을 해서 처음 밟은 유럽 땅? 구경할 엄두도 못냈는데, 올 때는 비행기 갈아타기까지 6시간이나 있는데다 마음의 여유도 생겨서 면세점도 구경하고 서점에도 들렸다. 난 돈도 없지만 명품에 관심도 없어서 duty free라고 해도 물건 살 마음은 내키지 않았는데, 서점에 가니 남은 열 몇시간 비행을 무료하지 않게 해줄 것 같은 책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정작 책을 사려고 보니 전부 미국에서 출판된 책들이라 정찰가보다 비싼 값을 내야 하는 것이다. 해서 걍 성경책으로 미국 들어갈 때까지 버티고 또 다른 경유지인 멤피스에 도착해면 한권 사야지 했다.

미국에 들어오는 과정은 좀 고생스러웠다. 계속 미디어와 차단된 곳에 있어서 몰랐는데 내가 들어오기 며칠 전 영국에서 여객기 테러 미수 사건이 있어서 공항 security 체크에 비상이 걸려 있었다. 다른나라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경우 어떤 liquid, fluid, gel도 반입이 금지되었다.  난 짐이 배낭 하나라 따로 짐을 부치지 않고 계속 들고 다녔는데 그 안엔 별에별게 다 들어 있었다. 침낭이랑 땀에 절은 옷, 운동화, 그리고 치약, 로션, 썬블락, 물파스, 마스카라, 바세린, 현지인이 선물로 준 작은 향수 등 다양한 liquid와 fluid가 있었다.  이걸 몽땅 뺏겼는데.. 서글펐다.. 자기들도 미안하다고 했다. 원칙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만 자기들이 봐도 내 물건들은 너무 뻔하지 않은가.. 세상에 치약까지 뺐다니.. 딴건 다 그렇다 치고 현지인한테 받은 향수와 Mall에서 샀던 마스카라를 뺏긴 것은 좀 아까웠다. 그리고 짐 수색을 하며 한사람 한사람 인터뷰를 하는데 아프가니스탄 비자는 왜 받았느냐, UAE는 왜 갔냐, 어느 호텔에 있었느냐 등등.. 나를 매우 심문하였다. 열흘 이상 나갔다 오면서 가방이 달랑 하나라는 것도 의심을 샀다. -_-;;;  원래 아프가니스탄 가려다 못가고 지도 한장 들고 오만을 갔는데 현지 연락처가 있을 리 없고 선교하러 갔다니까 선교단체 증명하는 명함 같은 것 보여달라고 막 추궁을 하는데 참 난감하더라. 그런게 어딨담.  나 원래 엔지니어라고 회사 명함은 있다고 보여줄까? 하니까 됐다고 하더라. 

아무튼 멤피스 공항에 도착해서 서점엘 갔는데 거긴 암스테르담 공항이랑은 좀 틀렸다. 암스테르담에선 서점도 크고 책도 많았는데 여긴 완전 구멍가게. 그나마도 온통 수도쿠와 수도쿠 해설집만 잔뜩 있었다.  뭔가 너무 실망스러웠지만 할 수 없이 수도쿠 책을 8불 얼마 주고 사서 달라스까지 오는 내내 수도쿠만 풀었다.  난 수도쿠를 처음 해보았는데 시간도 잘가고 재밌긴 하더라.

달라스에 와서 며칠 지나고 나니 암스테르담에서 사보고 싶었던 책이 생각이 나서 아마존에서 검색을 했다.  아마존에서 보니 정가보다 몇 십프로나 싸게 tax도 없이 살 수 있다.  역시 그때 안사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3권을 주문했다. 난 지난 6월부턴가 Amazon Prime 멤버쉽 trial 중인데(10월까지 무료로 Prime 멤버 혜택을 받음) 그 덕에 2일 배송까지 공짜이다.  22일 밤에 주문한 책이 하루 반인 오늘 낮에 도착했다. 오오오옷!! 이렇게 빠를 수가.. 매우 뿌듯하다.

Freakonomics: A Rogue Economist Explores the Hidden Side of Everything
By: Steven D. Levitt, Stephen J. Dubner

The Tipping Point: How Little Things Can Make a Big Difference
By: Malcolm Gladwell

The Wisdom of Crowds
By: James Surowiecki

다 쓰고 보니 서론 9할에 본론 1할 쯤? 내 맘대로 블로그에 무슨 걱정이랴만..

이름은 운명을 바꾼다.

Wednesday, August 23rd, 2006

난 지난 3월에 개명을 했다.

원래 내 이름은 김한나인데 영어로는 Hannah라고 안쓰고 Hanna라고 쓴다. 여권을 만들 때 소리나는 대로 Han Na 하고 적다 보니 Hanna가 되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내 이름이 그렇게 흔한 이름은 아니었다.  반에 이름 같은 친구를 본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러다 미국에 이민을 왔는데 무슨 Hannah/Hanna가 이리도 많은가! 웬만한 한국 여자 아이 이름은 Hannah/Hanna가 아니면 Grace 였다. 게다가 나는 last name도 Kim 이다. -_-;

이름이 너무 좋아서려니 생각한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발음하기도 좋고 적어도 내가 아는 언어 내에서는 모두 좋은 뜻이다.

Hanna는 히브리어로 은혜(Grace)라는 뜻이고 구약 성경에 나오는 사무엘의 어머니로 기도하는 여인의 대명사이다. 일본어로 하나(はな)는 꽃(花)이고 한자로 쓰면 글 한(翰)에, 잡을 나(拏)인데 학문을 잡는다는 다소 난해한? 의미가 있다. 나(拏)자는 한라산을 표기할 때 쓰기도 하는데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나를 "한라"라고 하기도 한다. (근데 "한라"는 좀 웃긴다. "구라"를 연상시킨다. ㅎㅎ ) 이번에 아랍 지역을 가보니 아랍에서는 여자아이들 손, 팔 등에 천연재료로 염색해서 장식하는 것을 HENNA라고 했다. 그래서 이름이 한나라고 하면 예쁘다고 좋아했다. 역시 내 이름은 너무 훌륭한 이름이다. 이름을 지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

단 하나의 문제는 내 이름이 너무 흔하다는 것이다. 학교에나 직장에나 교회에나 너무 많은 Hanna/Hannah가 있다.  그래서 시민권을 따며 영어 이름을 따로 만든 것이 Danielle이다. 이미 나를 Hanna로 알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새로운 이름을 알리고 적응하는 데는 수 개월이 걸렸다. 여전히 Hanna로 부르는 사람은 그대로 부르고 새로운 관계들 속에서는 Danielle이라고 나를 알렸다.

Legal name이 Danielle Hanna Kim이 되었기 때문에 온갖 서류와 내 cube 명찰까지 모두 이름이 바뀌었는데 얼마 전에야 내 이름이 바뀐 것을 안 Jewish coworker가 내 이름의 뜻을 아느냐고 묻는다. 당연하지. 다니엘은 내가 성경 인물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고 God is my judge라는 뜻이라고..  그 친구 말이 Judaism에서는 이름이 바뀌면 운명이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되었듯이, 야곱이 이스라엘이 되었듯이.. 

나도 그럼 다니엘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인가?

중동에서의 삼성 휴대폰

Tuesday, August 22nd, 2006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 오만 지역에서 만난 모든 사람의 휴대폰은 노키아였다. 
폴더형 단말은 하나도 구경하지 못했다. 오직 캔디바형 단말이 있을 뿐이다.

노키아폰이 그렇게 인기라는 것도 신기했지만 미국에서 보는 투박한 low-end폰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부분 동영상 녹화까지 가능한 고기능 멀티미디어 폰이었고 노키아는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삼성은 가전 시장에서는 매우 인기가 높았지만 핸드폰 인기는 별로였고, 왜 삼성폰은 안쓰냐고 버스에서 만난 사람(엔지니어였음)한테 물어보았더니 기능은 좋지만 UI가 복잡하는 말을 했다.  한 사람의 의견이었으니 믿거나 말거나.  중동은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깝기 때문에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중고폰 시장도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중고폰일 경우라도 웬만큼 사는 현지인 월급의 1/3이나 하는 멀티미디어폰을 척척 들고다니다니.. 전화기에 대한 애정과 집착을 알만하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유선을 건너뛰고 바로 무선으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장 먼저 최신 기술이 도입되기도 한다.  나중에 이런 부분을 협력하며 전문인 선교사가 되면 좋겠다.

어찌됐거나, 중동에 가서 노키아 전화기만 실컷 보고 오니 울 회사도 분발해야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는데 돌아오자 마자 이런 기사가 뜨네.

삼성전자, 중동 왕족에 타깃 마케팅…’세린’ 증정

그럼 그렇지.. 어련히들 알아서 잘 하시랴..

오일달러를 가지고 부를 축적하고 있는 중동시장은 볼수록 매력적인 블루오션이다. 진작부터 한국 건설업체와 자동차 회사들은 중동지역에 들어와 선전하고 있었다. 두바이에 짓는다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160층 빌딩도 한국 업체가 짓는다고 하고 선교 여행 중에 탔던 버스도 현대차가 많았다. 

가는 곳 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어찌 그리 좋아하든지..
중동에서 한국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이 얘기는 나중에 따로 조금 더 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로열마케팅인지 왕족마케팅인지 잘 됐으면 좋겠고 다음에 선교 갔을 땐 우리 전화기도 많이 구경할 수 있었음 좋겠다. 

무사 귀환

Thursday, August 17th, 2006

열흘 남짓 단기 선교를 마치고 돌아왔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열흘이 아니라 한 달은 나갔다 온 기분이다.

아프가니스탄엔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아랍 에미레이트와 오만 땅에서 사역했다.

우리 하나님은 크시고 그분의 일은 기이하다. 
앞으로 조금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겠다.  ^^